가을 우체국 앞에서 - 윤도현
가을 우체국 앞에서
그대를 기다리다
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
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.
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
얼마나 오래 남을까.
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
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 같이
하늘 아래 모든 것이
저 홀로 설 수 있을까.
가을 우체국 앞에서
그대를 기다리다
우연한 생각에 빠져
날 저물도록 몰랐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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